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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안보리 회의에서의 미국 입장에 대한 북한의 비난과 한미의 대응 방향 [세종논평 No.2019-33]
2019-12-13 조회수 : 768 정성장

유엔안보리 회의에서의 미국 입장에 대한 북한의 비난과

한미의 대응 방향

 

 

[세종논평] No. 2019-33 (2019.12.13)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

softpower@sejong.org

 

 

북한의 추가 도발가능성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미국이 지난 11(현지시간) 유엔안보리 회의를 소집한 것에 대해 북한은 12일 이를 강렬하게 비난하는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발표했다.

 

북한은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저들은 때 없이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쏘아 올려도 되고 우리는 그 어느 나라나 다 하는 무기시험도 하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이야말로 우리를 완전히 무장해제시켜 보려는 미국의 날강도적인 본성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북한의 올해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실험이 유엔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안을 위반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유엔안보리 차원의 대응이나 신규 제재 부과에 오히려 부정적인 태도를 보여 왔기 때문에 이 같은 북한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

 

또한 북한 외무성은 미국이 입만 벌리면 대화타령을 늘어놓고 있는데 설사 대화를 한다고 해도 미국이 우리에게 내놓을 것이 없다는 것은 너무도 자명하다고 주장했는데, 북한이 북미 대화에서 과연 양측이 모두 수용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했는지 의문이다. 자신은 대안을 제시하지 않으면서 미국에게만 대안을 제시하라는 것은 매우 일방주의적인 요구이다.

 

북한 외무성은 그들이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북한이 다가올 크리스마스를 전후해 인공위성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를 강행하고 유엔안보리가 북한에 대한 관광을 금지하거나 중국의 대북 원유 공급을 중단 또는 대폭 감축시키는 제재를 새로 채택하면 북한 경제는 매우 심각한 타격을 받게 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북한이 초강대국 미국에 홀로 정면 도전하는 것은 결코 현실주의적인 선택이 아니다.

 

북한 외무성은 미국은 이번 회의 소집을 계기로 도끼로 제 발등을 찍는 것과 같은 어리석은 짓을 하였으며 우리로 하여금 어느 길을 택할 것인가에 대한 명백한 결심을 내리게 하는데 결정적인 도움을 주었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원래는 11일에 유엔안보리에서 북한 지도부가 매우 예민하게 반응하는 북한 인권문제를 논의하기로 되어 있었는데, 미국이 안건을 북한 미사일로 바꾼 것은 오히려 김정은 위원장의 입장을 고려한 것이었다.

 

그리고 켈리 크래프트 유엔주재 미국 대사는 유엔안보리에서 일방적으로 북한을 비난한 것이 아니라 북한에 대해 유연하게 접근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일정 수위를 넘어서는 도발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북한은 2010년대의 마지막 해 마지막 달에 신형 인공위성을 발사한 후 위성강국달성을 선포하고 축제 분위기에서 2020년대의 첫 해를 맞이하려 할 수 있다. 그런데 비핵화의 진전이 없는 상태에서 북한의 이 같은 선택은 북한이 감당하기 어려운 유엔안보리의 더욱 강력한 제재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

 

현재 북한 외무성은 어떻게 해서든지 핵보유국 지위를 강화하려는 새로운 길로 나아가기 위한 결정을 대외적으로 정당화하는데 급급해하고 있다. 그런데 그 같은 새로운 길은 과거에는 상상하기 어려웠던 두 차례의 북미정상회담으로 북미 간에 조성된 데탕트(détente)에 막을 내리게 하고 북미 관계를 냉전시대의 적대관계로 돌아가게 할 것이다.

 

북미 간의 입장 차이를 대화로 좁히는 것이 매우 어렵겠지만 그렇다고 북한이 대화를 포기하고 미국과의 정면대결로 나아가는 것은 결코 현명한 선택이 아니다. 지금이라도 김정은 위원장은 고립주의적인 새로운 길이 아니라 미국과의 보다 과감하고 실용주의적인 대화와 협상의 길을 선택해야 할 것이다.

 

한국과 미국 정부도 올해 성탄절 전에 북한의 핵실험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대륙간탄도미사일과 인공위성 시험발사 중단을 조건으로 한미연합군사훈련을 1년간 전략적으로 잠정 연기하면서 북한과 보다 과감한 협상을 추구할 필요가 있다.

 

또한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의 방한 시 한국과 미국은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에 대한 중국의 적극적 협력을 이끌어내기 위한 남북한4자회담 추진에 합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리고 오는 12월 하순 한중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중국측에 4자회담 추진을 공식 제안하면 한반도 문제에 대한 논의에 참여를 희망해온 중국은 이를 대환영할 것이다.

 

북한 비핵화 협상이 북미 양자구도에서 남북한중의 4자구도로 전환하게 되면 핵보유국 지위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려던 북한은 크게 당황할 것이다. 그리고 북한이 새로운 길로 나아갈 명분도 상실하게 되어 2020년도에 한반도에 새로운 대화와 협상 분위기가 조성될 수 있을 것이다.

 

※ 『세종논평에 게진된 내용은 필자의 개인적인 의견으로 세종연구소의 공식견해가 아님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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