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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대전략(Grand Strategy)에 대한 논란이 한국에 주는 함의
2019-12-20 조회수 : 2,016 우정엽


  본 논문은 확실한 정의 없이 빈번하게 사용되고 있는 대전략이라는 개념이 우리가 미국의 정책 방향을 이해하고 이에 대응하는 우리의 전략을 수립하는 데에 어느 정도의 유용성이 있는지 살펴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대전략의 개념과 효용의 여부가 중요한 이유는 세계 최강대국으로서 한반도 안보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미국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미국의 대전략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면 미국의 향후 정책 방향을 미리 유추하여 우리의 전략을 준비할 수 있는 반면에, 미국의 대전략을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면 불필요한 대응을 하거나 잘못된 정책을 수립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향후 정책 방향의 논의에서도 대전략의 개념을 명확히 하는 것은 매우 필요한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대전략에 대한 다양한 논의를 고려하였을 때, 대전략은 국가가 인식하는 이익 혹은 목표를 위해서 모든 동원 가능한 자원을 사용하는 것을 중심에 놓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더불어, 지역적으로 전지구적이고, 시간적으로 정권 변화에 상관없이 장기간 유효성이 인정되는 개념으로 여겨져 왔다. 이러한 개념은 냉전 시기 미국의 봉쇄정책 (containment)의 영향이 매우 크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소련이라는 위협 요인이 사라진 이후에 미국에서는 정치적 합의가 가능한 위협의 인식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 되었다. 최근 대전략의 개념은 논의하는 학자들에 따라 크게 세 가지 차원에서 정의하려는 시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논의되고 있는 대전략의 개념을 보면 대전략을 (1) 계획 (a plan), (2) 지침 (a guiding principle), (3) 행위 패턴 (a pattern of behavior) 으로 이해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대전략이 있다고 여겨지는 미국에서조차 대전략이라는 단어를 사용할 때에는 명확한 개념 없이 위의 세 가지를 혼용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과거에 대전략이라는 개념이 미국에서 추구될 수 있었던 이유는 정권의 변화를 넘어서는 외부 위협의 존재 때문이다. 그러나 냉전 이후, 미국의 대전략에 대한 논의를 보면 앞으로 정권 차원을 넘어서는 장기적인 대전략의 수립은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인다. 그러한 차원에서 트럼프 행정부에서 발간된 모든 전략 보고서에서 중국을 외부 위협으로 강하게 인식하고 있다는 점은 미국 내에서 위협 요인에 대한 정치적 합의를 끌어낼 수 있는가 하는 부분과 미국의 대전략이 어떤 방향으로 발전할 것인가 하는 부분에 관하여 관심을 불러일으킨다. 한국은 미국의 대전략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섣부른 판단을 지양하고 미국과 긴밀한 외교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고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