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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와 정책 2019-12호] 미국의 인도·태평양전략과 한반도
2019년07월02일  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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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우


미국의 인도·태평양전략과 한반도






이대우
(세종연구소 안보전략연구실장)
delee@sejong.org

 
전략 형성
 


인도
·태평양 전략은 중국 견제를 위한 아베 총리의 아이디어다. 아베 총리는 취임하기 직전인 2006년 말부터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free and open Indo-Pacific)’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이 지역을 하나의 전략공간으로 간주했다. 그러나 아베 총리의 주장은 국제사회의 큰 호응을 이끌어내지는 못했다. 인도·태평양 전략의 핵심 국가 중 호주와 인도는 아베 총리의 주장에 일정 부분 호응을 했으나, 미국의 반응은 매우 미약했다.

그런데 2017년 트럼프 정부는 오바마 정부의 아태 재균형정책을 대신하는 아시아 정책으로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 정책을 채택하고, 동년 11월 트럼프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 3대 목표 중 하나로 북핵 문제 해결공정하고 호혜적인 무역·경제관계 확립과 함께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 지역 활성화를 강조하면서 국제사회의 관심이 집중되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미일/한미/ASEAN 정상회의에서 인도·태평양 지역은 다양한 문화와 국가 목표를 가진 인접 국가들이 독립적으로 자국의 미래를 직접 결정하고 타국의 의지에 따르지 않아도 되는 자유롭고 평화롭게 공존번영할 수 있는 지역이 되어야 함을 강조하였다. 그리고 태평양사령부(USPACOM)의 명칭을 인도·태평양사령부(USINPACOM)로 변경하는 등, 인도·태평양전략 구체화와 제도화에 착수했고, 마침내 201961일 미국 국방부는 인도·태평양전략보고서 (IPSR, Indo-Pacific Strategy Report)를 발표했다.

이 전략은 201712월 발표된 미국의 국가안보전략(NSS)20181월 발표된 국가국방전략(NDS)의 하위 전략으로, 인도·태평양 지역에 대한 미국의 전략을 비교적 상세하게 밝히고 있다. 이 글에서는 미국의 인도·태평양전략의 내용을 살펴보고, 시사점과 한반도 안보에 미치는 영향 등을 분석해 보고자 한다.

 

전략 내용 

IPSR은 서론, 지역의 전략환경, 미국의 국익과 안보전략, 추진 전략, 그리고 결론 등 다섯 개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우선 서론에서 미국 국방부는 이 지역의 중요성, 전략 비전, 그리고 전략(추진)원칙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보고서는 인도·태평양 지역을 미국 서부에서 인도 서부해안까지로 향후 미국의 가장 중요한 지역으로 간주하고 있다.* 경제적으로 이 지역은 세계 인구 50% 이상이 거주하면서 세계 GDP60%를 생산하고, 세계에서 물동량이 가장 많은 10개 항구 중 9개가 위치하고 있으며, 세계 해상무역의 60%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이 지역 국가들과 미국의 교역액은 2.3조 달러에 이르고, 이들에 대한 미국의 직접투자액도 1.3조 달러에 이른다. 군사적으로 이 지역에는 세계 군사강국 10개 국 중 7국가가 위치해 있고, 이중 6개 국가가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이 지역의 안정이 미국의 경제는 물론 안보에도 매우 중요한 지역이기 때문에 미국은 오래 전부터 이 지역의 경제질서 확립을 위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와 아시아개발은행(ADB) 설립을 지원했고, 중국의 경제자유화와 세계무역기구(WTO) 가입도 지원했음을 강조하고 있다. 또한 정치·안보 차원에서도 미국은 미군의 전진배치, 동맹강화 및 새로운 파트너십을 구축을 통해 투명한 국제 규범 확립, 분쟁의 평화적 해결, 법치를 강화하는데 기여했다고 자부하고 있다.

한편 이 지역에 대한 미국의 전략비전(vision)국가 크기에 상관없이 모든 국가들이 다른 국가의 억압 없이 자유롭게 주권을 행사하고, 안전하고(safe), 안정되고(secure), 번성하고 (prosperous), 모든 국가들이 혜택을 받는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free and open Indo-Pacific) 지역을 만드는 것이다. 이러한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미국은 법치, 시민사회발전, 투명한 통치, 공정한 경쟁 등을 강조하고 있으며, 어느 한 국가가 이 지역을 통제하는 것을 저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전략 추진원칙(Principles)은 모든 국가들의 주권과 독립이 존중되며, 분쟁의 평화적 해결, 열린 투자, 투명한 합의, 그리고 연계에 기반한 자유롭고 공정하며 상호주의에 입각한 무역, 항해 및 비행의 자유를 포함한 국제 규칙과 규범 존중 등이다.

두 번째 장에서 미국은 인도·태평양 지역의 전략환경을 불안정한 것으로 간주하고, 그 이유를 중국과 러시아의 현행 국제질서에 대한 도전, 북한의 핵무기 및 장거리미사일 개발, 그리고 초국가적 안보위협의 확산에서 찾고 있다. 이러한 위협들은 NSS에서부터 모든 전략서에서 일관되게 강조되었다. 다만 이 보고서는 중동에 위치한 이란 대신 초국가적 안보위협(테러리즘, 불법무기거래, 마약밀매, 인신매매, 해적행위, 병원체, 대량살상무기 확산, 자연재해 등)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중국 위협과 관련해, 미국은 2015년 시진핑 주석이 공개적으로 남사군도의 군사화는 추구하지 않는다고 약속했으나, 중국은 약속을 어기고 남중국해 군사기지화를 밀어붙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동시에 중국은 대만에 대한 무력사용을 하지 않을 것도 누차 강조하고는 있으나, 군사력 사용을 준비하는 모습이 발견된다고 주장한다. 요컨대 미국은 중국을 약속을 지키지 않는 국가로 간주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미국은 중국이 군사력 현대화, 영향력 확대, 약탈적 경제 정책 등을 통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패권을 추구하고 있으며, 이러한 행위를 원칙과 규범에 근거한 국제질서를 약화시키고 있는 것, 즉 수정주의 행위로 간주하고 있다.

한편 미국은 대량살상무기를 추구하는 북한을 동북아시아 지역은 물론 국제사회 전체를 위협하는 국가로 규정하고,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제거를 위해 군사적으로 강력한 네트워크를 건설할 것이며, 북한에 대한 옵션을 강화할 것이라 강조했다.

세 번째 장은 미국의 국익과 안보전략을 간략하게 설명하고 있다. 이미 NSSNDS에서 밝힌 바와 같이, 미국의 국익은 미국의 국토, 자국민 및 미국의 생활양식 보호’, ‘미국의 번영 증진’, ‘힘을 통한 평화 유지’, ‘미국의 영향력 증대등이라 재차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국익을 지키기 위해 미국은 본토를 방위하고, 군사적 우위를 유지하며, 주요 지역에서 미국에게 유리한 힘의 균형을 확보하고, 미국의 안보와 번영에 가장 도움을 줄 수 있는 국제질서를 진전시키는 것이다. 동시에 자유시장경제, 민간부문 성장, 정치적 안정, 평화 등을 도모하기 위해 동일한 목적을 가진 국가들과의 협력을 추구할 것도 강조했다. 물론 미국은 타국에게 자국의 가치를 강요하지는 않을 것이며,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동맹국들과 파트너 국가들 그리고 협력국들과 이익을 공유할 것임을 다짐하고 있다.

네 번째 장은 이 전략서의 핵심 부분으로 보다 구체적인 추진 전략, 즉 군사적 준비태세(Preparedness) 강화, 동맹 및 파트너십(Partnership) 강화, 그리고 지역 경제 및 안보망(Promoting a Networked Region) 증진 등을 제시하고 있다. 지역에서 미국의 군사적 준비태세 강화는 인도·태평양사령부를 중심으로 이루어질 것이며, 통합군(Joint Forces)의 준비태세 강화, 전투부대 전진배치, 훈련시설에 대한 투자 촉진, 공군 및 해군 항공대 준비태세 강화, 그리고 일본 및 호주와 함께 미사일방어체제 강화 등으로 추진될 것임을 밝히고 있다. 보다 구체적으로 지상군은 다영역기동부대(Multi-Domain Task Force) 강화 및 전지배치, 무인전투차량 2대 구입, 장거리대함미사일 도입 등을 통해, 해군은 전략잠수함(SSBN) 건조, 구축함 10척 구입(2020~24), 해상발사 전술미사일(Tomahawks) 증강 등을 통해, 공군은 4/5세대 전투기 110대와 공대공미사일 400기 구입 등을 통해 강화될 것임을 강조하고 있다.

동맹 및 파트너십 강화는 기존의 동맹(일본, 한국, 호주, 필리핀, 태국 + 영국, 프랑스, 캐나다) 및 파트너 국가들(싱가포르, 타이완, 뉴질랜드, 몽골)과의 협력을 강화하면서, 새로운 파트너 국가로 부상하는 인도, 스리랑카, 몰디브, 방글라데시, 네팔, 베트남,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과의 협력을 증진하고, 브루나이, 라오스, 캄보디아, 파푸아뉴기니, 피지, 통가 등에는 지속적으로 관여할 것임을 강조했다.

지역 연계 강화는 다자협력을 증진하겠다는 것으로 3국 협력(··, ··, ··)을 강화하고, 동아시아정상회의(EAS) 및 아세안지역포름(ARF) 등과 같은 다자협력에도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을 밝히고 있다.

결론적으로 미국은 가치를 공유하는 동맹국과 파트너 국가들과 협력하여, 상호존중(mutual respect), 책임성(responsibility), 투명성(transparency), 책무성(accountability)에 기반해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을 만들 것임을 다짐하고 있다. 물론 미국은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을 위해 많은 투자와 군사력 증강으로 주도적 역할을 수행할 것이지만, 동맹국과 파트너 국가들의 책임분담을 강조하고 있다. 미국이 제시한 책임분담은 국방비 증액, 파트너십 구축 지원, 규칙에 기반한 국제질서 지지, 정보공유 등과 같은 상호운용성 강화,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 유지를 위한 조치에 적극 호응 등이다.

 

시사점 


미국은 국가안보전략보고서
(NSS)를 시작으로 국방전략보고서(NDS), 핵태세검토보고서(NPR), 미사일방어검토보고서(MDR), 인도·태평양전략보고서(IPSR)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중국과 러시아를 전략적 경쟁국 또는 수정주의 국가로, 북한과 이란을 불량국가로 지목하고 이들의 위협에 적극적으로 대처할 것임을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전략은 중국과의 무역갈등, 러시아, 북한, 그리고 이란에 대한 미국의 자체적 내지는 유엔차원의 경제제재로 실행에 옮겨지고 있으며, 이들과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물론 이러한 상황이 군사적 충돌로 확대될 가능성은 적지만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고 판단된다.

특히 미국은 이 전략이 중국을 겨냥하고 있음을 숨기지 않고 있다. 미국은 중국을 불신하는 이유를 분명히 제시하고 있으며, 전략 추진 원칙도 남중국해에서의 중국의 공세적 행위, 일대일로 정책 추진 과정에서 투자유치국과의 불공평한 합의 및 국제무역에 있어서 중국의 불공정 행위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그대로 담고 있다. 따라서 미국의 중국 견제는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과 관계없이 상당시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미일동맹이 강화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주지하다시피, 인도·태평양전략은 아베 총리의 구상이고, 일본은 이 전략을 자국의 대전략(Grand Strategy)로 채택했다. 미국의 트럼프 정부는 이를 그대로 미국의 대아시아정책(전략)으로 확정했다. 이 전략 추진에 있어 미일 간 협력은 더욱 강화될 것으로 분석된다. 미일동맹 강화가 한미동맹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분석과 대비가 필요하다.

 

정책 제언
 

미국의 인도·태평양전략이 확정되어 미국의 중국 견제가 노골화되고, 북한 비핵화를 위한 강력한 대북경제제재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 그리고 미국의 공정한 무역 및 책임분담 요구가 거세지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정부의 대응은 다음과 같은 방향으로 추진되어야 한다고 판단된다.

첫째, 미국의 세계전략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감소 추세에 있으며, 북한 위협은 물론 중국과 일본으로부터의 잠재적 위협도 상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미동맹 강화외에는 우리의 안보를 확실하게 확보할 수 있는 대안이 없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북한 비핵화를 위한 한미공조는 더욱 강화되어야 하고, 미국이 원하는 주한미군 주둔 환경 개선 및 방위비분담액 증액, 그리고 대미무역흑자 축소에도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은 한미공조 강화 차원에서 북미 간 견해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있는 영변영변 + α에서 α에 대한 논의를 북한은 물론 미국과도 진행해야 한다고 판단된다. 이것이 공정한 중재자로서의 문재인 대통령의 역할이고, 북한 비핵화와 북미관계 정상화를 촉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우리 정부는 한일관계 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서 미일동맹 강화로 인해 한미동맹이 약화되는 것도 막아야 한다.

둘째, 우리 정부는 강력한 안보정책을 수립해야 한다. 한미동맹이 또 한 차례 재조정 받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주한미군 감축에 대비한 안보정책이 수립되어야 한다. 동시에 북한 도발에 대비한 군사력 증강에서 주변국 위협에 대비한 군사력 증강으로 방향 전환도 필요하다. 따라서 우리군은 공중급유기, 스텔스 전투기, 정찰위성 도입 등을 조기에 완수해야 하며, 중형 핵잠수함 및 경항공모함 건조도 고려해야 한다.

셋째,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동참해야 한다. 동 지역은 세계 최대의 시장이며, 세계 무역·투자의 중심지로서 새로운 글로벌 성장 엔진으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한미정상회담(2019.06.30)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인도·태평양전략 동참을 선언했다. 문재인 정부의 신남방정책과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 간의 상호보완적 성격이 강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역의 인프라 구축, 에너지 시장, digital economy에 우리 정부의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고 판단된다. 한편 이번 인도·태평양전략서에서 미국·일본·인도·호주 4개국 안보대화(Quadrilateral Security Dialogue, Quad)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 그렇다고 Quad에 대한 논의가 완전히 사라진 것으로 볼 수 없다. 따라서 중국을 군사적으로 견제하기 위해 Quad가 활성화 되는 것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즉 우리의 참여 여부를 심도 있게 논의해야 한다.

끝으로 동맹국 미국에 대한 우리의 시각도 변화해야 한다고 판단된다. 현재의 미국이 70년 전, 아니 20년 전의 미국이 아니다. 미국이 절대적으로 쇠퇴했다고 단언할 수는 없으나, 상대적 쇠퇴의 모습은 분명히 나타나고 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과 일본의 약진이 두드러졌고, 최근 20년 동안 중국의 발전도 눈부시다 할 수 있다. 한편 한국도 마찬가지다. 2차 세계대전과 한국전쟁을 겪으면서 황폐해진 한국도 고도의 경제성장으로 세계 10위권의 경제력을 자랑하고 있다. 요컨대 미국과 한국의 국력 격차가 많이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우리의 증강된 국력이 반영된 새로운 한미관계가 형성되어야 한다. 즉 트럼프 대통령이 지속적으로 강조하는 공정성(fairness), 호혜성(reciprocity), 책임분담(responsibility sharing)에 기반한 한미관계로 탈바꿈해야 한다. 한미관계는 더 이상 패트론-클라이언트(patron-client) 관계가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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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도양의 아프리카 동부해안과 소말리아에서 페르시아만에 이르는 지역이 미국이 규정한 인도·태평양지역에 포함되지 않은 이유는 인도·태평양사령부 소속 제7함대의 관할 구역이 아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아프리 카 동부해안은 유럽을 담당하는 제6함대의 그리고 소말리아에서 페르시아만에 이르는 해역은 제5함대 관할 구역이다.